하츠다이 자체가 특별한 일 없이는 갈 일이 없는 곳인데..
뭐 혹시나 갈 일이 생긴, 근데 가서 뭘 먹을지 모르겠는, 그런 분들이 있을까 싶어 포스팅한다.
여기만 그런지 다른 동네도 그런지 모르겠는데, 하츠다이가 신기했던 게 이런 음식점이 너무 외지고 한적한 곳에 있다는 점이었다.
되게 조용한 골목에 뜬금없이 나타나는 괜찮은 식당이나 술집들..
다시 말하면 모르는 사람은 절대 갈 수 없는, 동네 주민들이나 부러 찾아온 사람들만 갈 수 있는 곳들이 허다했단 얘기다.
근데 그 많은 곳들이 아시안팜 말고는 이름도 기억나지 않으니.. 여행이었다면 사진도 메모도 착실히 남겼을텐데 말이다.
(좀 얘기가 새는데, 당시 나는 놀러온 입장이 아니라는 것을 지나치게 의식해서 그랬는지.. 외국인 티를 내지 않으려고 무지 애썼었다.
늦게 합류해서 내 소개를 못 받은 사람들이 나중에 내가 한국 간다고 하니까 "한국인이었어요???" 하면서 어찌나 놀라던지.
나도 깨닫지 못했는데 이렇게 줄줄 써내려가다보니.. 이때 얘기가 여행기가 될 수 없는 이유가 있었구만.)
아시안팜은 내가 일했던 곳 사람들이 단골로 이용하는 장소였는데 처음 갔을 땐 역시 놀랐다.
퇴근 길에 가볍게 한잔 하자길래 따라갔는데 왠 거주지 구역으로 하염없이 걷더란..
대체 여기 술집이 있나, 더구나 이 늦은 시각에, 하며 걷다가 뭔가 아늑하고 활기찬 외관을 보고 한 눈에 반해버렸다.
가끔 이곳을 떠올리는 이유는 순전히 사그파니르サグパニル때문이다.
시금치 카레에 코티지 치즈를 넣은 건데.. 카레를 좋아하면서 매운 걸 잘 못 먹는 내게 정말 신세계였다.
달콤한 카레에(시금치 카레라고 해서 강한 시금치향과 풀씹는 느낌을 상상한다면 오산이다) 무엇보다 치즈가 얼마나 듬뿍 들어있는지!!
한국에서도 시금치 카레라고 해서 먹어본 적이 있는데, 내가 원하는 푸르죽죽한 카레가 아니라
그냥 담황색 카레에 듬성 듬성 풀이 박혀있어서 엄청 실망했었다.
암튼 음식들이 전부 평균 이상이고.. 스탭들도 다 인도, 네팔쪽 사람들이라 분위기에 한몫 한다.
우리나라는 이태원에 가지 않는 이상 이런 쪽 음식을 먹기도 힘들고, 있더라도 식당일 뿐 이런 편안한 분위기는 내기 힘든데..
아늑하고 즐거운 펍의 분위기에 주문하면 뭐든 될 것 같은 다양한 음식들과 드링크류, 어색한 일본어가 귀여운 스탭들까지
진짜 아시안 레스토랑은 이런 거지, 하는 생각이 든다.
여기 사진이 없는 줄 알았다가 생각난.. 막판에 송별파티(나 말고) 할 때 찍었던 사진들.
초상권이 좀 있으신 분들이라 모자이크하긴 했는데, 누가 이 블로그 보겠나 싶어서 조금 뻘쭘해진다.
왁자지껄 즐거운 분위기. (내가 얼마나 왔다갔다하며 놀았는지 알 수 있다)
아시안, 에스닉, 뭐 이런 거 강조하며 주렁주렁 매달아놔서 먹기도 전에 질리는 가게들에 비하면 인테리어가 너무 과하지 않은 것도 좋다.
이때는 우리가 대절했기 때문에 (파티용 코스가 따로 있다) 음식이 뷔페 형태인 거고, 술은 맥주와 와인(적&백) 제공을 선택. 물론 추가주문도 가능하다.
근데 포스팅 해볼까 싶어서 찾아봤더니 이거 카구라자카점이 있다. 깜짝이야.
체인점이라고 하기엔 좀 부족한 것 같지만.. 슬쩍 보니 카구라자카는 좀 고급스러운 것이 하츠다이가 본점 같다.
(아시안팜의 팜이 'palm'이라는 것도 이제야 알았다.- -; 항상 아지안파-무라고 했으니까.. farm이 아니었군.)
여튼 이곳은 하츠다이점이 아니라 시부야혼마치점.
주소 〒151-0071 도쿄도 시부야구 혼마치 2-14-4 SH빌딩 1F
오는 방법 게이오신센 하츠다이역 북쪽출구 걸어서 7분
TEL 03-3372-9050
영업시간 11:30~15:00 / 17:30~01:00 (L.O. 24:30)
정기휴일 없음
평균예산 2,500円(통상평균) 3,500円(모임평균) 1,000円(런치평균)
신용카드 VISA / MasterCard / Diners Club / American Express / NICOS / MUFG
좌석 총 48석 / 모임최대인원 50人(착석시) 60人(스탠딩)
설비/서비스 영어 메뉴 있음, 영어 가능한 스탭 있음
하츠다이역만 오면 찾기 쉽다. 북쪽출구에서 직선으로 가다가 교차로에서 꺾어서 또 직선으로 가면 되니까.
근데 태클걸긴 싫지만 위의 설명 중에 '걸어서 7분'은 아닌 것 같다. 좀 더 걸렸던 것 같은데..- -
시부야혼마치점 http://r.gnavi.co.jp/g819302
카구라자카점 http://r.gnavi.co.jp/g819301
여기서 좀 더 정보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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