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2. 22. 20:19 ▶ scrawl

블루투스 이어폰.
워낙 귀에서 이어폰을 떼지 않는 편이고 특히 통화는 무조건 끼고 한다(최근엔 영상통화 할 일이 워낙 많아 더 그렇다). 충전 노예의 삶을 늘리기도 싫고 블루투스 연결에 대한 믿음도 없고 해서 줄 이어폰을 찬양해왔는데, 핸드폰의 연결단자에 이상이 생겨 듣기는 되지만 말하기는 불가능한 상황이 오고야 말았다. 당시로도 두 세대는 이전 모델을 심지어 중고로 구입한 이 폰을 바꿔야 하나, 블루투스의 길로 들어서야 하나. 후자를 택한 것은 블루투스가 대세였기 때문이 아니라 핸드폰에 웬만해서는 돈을 들이지 않는다는 나의 오래된 지론 때문이었다.
이어폰 구입 후 정확히 3주. 연결 중에 움직이면 무심코 핸드폰을 집어들 정도로 익숙해지지도 않았는데, 정말 나만 들리는 거 맞는지 중간중간 빼서 확인할 정도로 믿음이 생기지도 않았는데 한쪽을 분실했다. 내 이랄 줄 알았다! 이랄 줄 알았다고!


북커버.
대체 책이 얼마나 소중하길래 저렇게 감싸서 다니나 이해를 못했으나 오늘에서야 그 필요성에 대해 크게 깨닫고 즉시 알라딘 굿즈를 확인. 제작이 복잡하지도 않은데 천조각(은 아니지만)이 만원이 넘는 걸 보고 이건 필시 피너츠 값이다 하며 포털에 검색해보니 이게 싼 거였네. 이유가 대체 뭐지?


아로마오일 램프.
십여년 전 베트남에서 사온 램프가 작년에 사망한 뒤로 계속 못사고 있었는데 얼마 전 눈오는 겨울밤을 보내며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 또다시 여정이 시작되었다. 근데 이 빌어먹을 램프인지 버너인지 발향기인지 오만 검색을 해봐도 원하는 걸 찾기 어렵다. 중국산이 아니었으면 좋겠고(이건 아무래도 무리), 그을음을 쉽게 닦을 수 있게 수반이 분리되면 좋겠고(윅디퍼가 있어도 쓰다보면 그을음이 상당해진다), 캔들 하나는 감당할 수 있게 수반이 컸으면 좋겠고(물보충 진짜 최고 귀찮다), 티라이트 받침대가 포함되면 좋겠고(이케아 티라이트처럼 저렴이를 사면 수평도 안맞는 초들이 있다), 조명으로 쓸 수 있게 괜찮은 문양으로 뚫려있으면 좋겠고(국화꽃이나 하트가 아니면 뚫기 어렵나) 좋겠고 좋겠고 좋겠고 뭐 이 정도 소소한 조건인데!


이상 쇼핑의 늪에 빠진 투덜이 스머프의 일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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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만물상